‘피사의 사탑’이 지진에도 거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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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콜로세움과 함께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피사의 사탑’은 이탈리아 피사시 피사대성당 곁에 있는 높이 55m의 종탑이다.

1372년 완공 직후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해 현재 약 4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 유관으로도 그 기울기가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전 세계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 문화유산이자 이탈리아 대표 관광 명소.

비록 기울어져 있지만 완공 후 지금까지 6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4차례의 대규모 지진에도 무너지거나 더 기울어지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피사의 사탑이 지닌 견고함의 비밀은 역설적이게도 탑을 기울게 한 연약 지반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로마 제3대학 카밀로 누티 교수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 토목공학과 조지 밀로나키스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피사의 사탑 밑 지반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탑이 기울어진 근본 원인은 연약 지반 위에 기초 공사를 충실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하 3m까지만 지반을 다졌기 때문에 지반이 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진 것.

탑은 1980년대 최대 5.5도까지 기울어진 후 1990년대 대대적인 보강 공사를 통해 현재 4도 기울기로 부분 복원된 상태다.

연약 지반과 부실한 기초 공사가 탑을 기울게 했지만, 600년 간 피사시를 강타한 4번의 진도4 규모 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 힘도 제공했다.

즉, 연약 지반이 지진의 진동을 흡수하고 건물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는 공진 현상을 상쇄시킨 것. 내진 설계가 되어 있는 일본의 대형 건물 기둥에 고무로 된 진동 흡수 장치를 장착한 것과 비슷한 원리다.

밀로나키스 교수는 "역설적이게도 피사의 사탑을 기울게 한 연약 지반이 오히려 지진을 견디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구의 결과는 국제 워크에 발표되었으며 오는 6월 18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열리는 제16회 유럽지진공학회의에서 공식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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